로키 시즌 1 리뷰 - 신들의 새로운 시작, 시리즈의 흥미로운 포문

로키 시즌 1은 MCU 페이즈 4의 출발을 알리는 TV 시리즈로, 2012년 뉴욕 전투 이후 어벤져스에게서 테서랙트를 훔쳐 도망친 로키의 새로운 모험을 그린다. 시간의 흐름을 관장하는 TVA와 자신과 같은 변종들을 만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로키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 자유의지, 그리고 자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줄거리 요약

2012년 뉴욕 전투 후 도망친 로키는 TVA에 붙잡혀 시간대를 어지럽힌 죄로 재판을 받게 된다. 조사관 모비우스는 로키에게 다른 시간대를 어지럽히며 살인을 저지르는 변종 로키를 잡는 일을 제안한다. 함정에 빠졌던 변종 로키는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실비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한다. 로키와 실비는 라멘티스-1이라는 위성에 불시착하게 되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쌓아간다. 로키는 실비와 함께 TVA의 배후를 파헤치기 위해 시간의 끝에 있는 성에 도착한다. 거기서 계속 존재하는 자를 만나게 되고, 그는 멀티버스 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TVA의 수장직을 넘기려 한다. 실비는 TVA의 행태에 분노하여 계속 존재하는 자를 죽이고, 이는 멀티버스의 전쟁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TVA로 되돌아간 로키는 모든 것이 달라진 상황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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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변화와 자아 찾기

시리즈의 백미는 단연 로키의 캐릭터 변화에 있다. 실비를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그녀와의 교감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특히 점차 타인을 이해하고 희생할 줄 아는 인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돋보인다. 실비 역시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적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공감을 자아낸다. 두 로키의 로맨스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간, 운명, 그리고 자유의지

시리즈 전반에 걸쳐 시간의 흐름과 자유의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이어진다. TVA가 유지하는 단 하나의 성스러운 타임라인과, 개인의 선택이 빚어내는 무수한 분기점 사이의 긴장이 드라마의 핵심 갈등을 이룬다. 계속 존재하는 자의 논리대로라면 자유의지는 혼돈을 초래할 뿐이며, 평화를 위해서는 통제가 불가피하다. 반면 로키와 실비는 설령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갈망한다. 이는 운명과 자유의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실존의 문제를 상기시킨다.

 

신들의 새로운 시작

MCU 페이즈 4의 포문을 여는 작품인 만큼, 로키는 향후 MCU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계속 존재하는 자의 죽음으로 촉발된 멀티버스 전쟁은 닥터 스트레인지나 스파이더맨 등 다른 시리즈와도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헤어진 로키와 실비가 어떻게 재회하고 앞으로 전개될 일들을 마주할지, 그리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TVA가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아쉬운 점과 기대 포인트

짧은 분량 속에 방대한 세계관을 압축하려다 보니 일부 등장인물이나 설정이 다소 피상적으로 그려진 면이 있다. TVA의 실체나 계속 존재하는 자의 정체성도 다소 싱겁게 처리된 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전반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탄탄한 세계관 구축과 로키의 인물 호흡은 충분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복잡한 설정 속에서도 로키와 실비의 관계 변화에 집중한 연출이 돋보인다. 더욱이 시리즈의 열린 결말은 2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과연 로키는 멀티버스의 혼돈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리고 실비와는 어떤 방식으로 재회하게 될지 주목된다.